산업 일반
“위기 2번을 기회 2번으로 바꿨다”...7개국 34도시로 뻗는 K-호텔 테크 기술 [이코노 인터뷰]
-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 대표
수기로 작성하는 호텔 시스템, IT 기술로 전환
H2O 플로우 솔루션...일본, 동남아 넘어 중동까지 진출

위기를 기회로 만든 CEO가 있다. 바로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H2O Hospitality, 이하 H2O) 대표다. 숙박 관련 IT기술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 오히려 변곡점을 맞은 대형 숙박업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심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웅희 H2O 대표를 만나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고, 콧대 높은 글로벌 관광 산업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들었다.
그는 위기를 두 번 보았다. 가장 먼저 본 위기는 코넬대 호텔경영학 재학 시절, 실기 현장에서 본 아날로그식 호텔 현장 모습이었다. 그는 “예약부터 체크인, 체크아웃, 하우스 키핑까지 전부 수기로 진행되는 현장을 보며 놀랐어요”라며 “너무나 극단적으로 기술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며 호텔 산업의 위기를 느꼈고, 곧 이는 내가 나설 사업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라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그가 돌연 사표를 내고 관광 IT기술업에 뛰어 들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당시 느꼈던 ‘위기감’이 ‘강력한 기회’로 계속해서 남았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전환 필요성 느낀 대형 호텔들
그렇게 2015년 H2O를 창업한 그는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두 번째 위기를 보았다. 첫 번째 위기와 달리, 실제 그에게 닥친 위기였다. 최대 고객인 숙박업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버티면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3~4개월 동안은 살아남기에만 집중했고, 9개월이 지나자 대형 호텔들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4~5성급 호텔들이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이 대표가 IT솔루션을 들고 찾아가도 설명도 듣지 않았던 대형 호텔들이 변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운영 효율을 올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고객을 직접 유치할 수있을까요 등을 물으며 대형 호텔들이 먼저 찾아왔어요. 디지털화하기 않아도 수익이 나던 대형 호텔들은 계속해서 아날로그식을 유지했는데, 코로나를 겪고 디지털화를 처음 고민한거죠. 그 고민의 해답은 H2O 솔루션이 제공했죠.(웃음)”
이 대표는 문의 오는 호텔들에게 DX 솔루션, ‘H2O 플로우(FLOW)’ 솔루션을 제안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스마트 체크인, 스마트 인게이지, 스마트 컨시어지, 스마트 CRS 서비스까지 총 네 가지의 모듈러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이 대표는 이 서비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H2O는 일산화이수소, 즉 물을 뜻하잖아요. H2O 플로우 솔루션은 이용자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물이 흐르듯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요.”
체크인을 하려 긴 줄을 설 필요도, 하우스키핑을 신청하기 위해 외국어 사전을 찾아가며 전화기를 들 필요도 없게 된 것이다. 특히 호텔 측에서는 숙박객 관련 정보를 디지털화해 보유하게 된다는 장점을 얻는다. 고객 정보를 알면, 앞으로 해당 고객에게 더 필요한 서비스를 세밀하게 제공할 수 있고 관련 마케팅도 타 외부 업체를 통하지 않고 호텔 주체적으로 펼칠 수 도 있다.
이 같은 서비스의 편리함과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고객사는 급격히 확대됐다. 국내 유명 5성급 호텔뿐 아니라 라테라스, 레고랜드와 같은 레저시설, 공항에도 H2O서비스가 도입됐다. 그 결과 현재 H2O는 7개 국가 34개 도시에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1년 6개월 간 중동 오가며 도전장
최근에는 기존 주요 사업국이던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 국가들이 석유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해 ‘비전 2030’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는데, 이중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게 관광 산업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시점을 놓치지 않고 오일 머니가 모이는 중동 관광 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중동 사업과들과 계약을 맺기까지는 호흡이 굉장히 길어요. 저 역시 중동을 오간 지 1년 6개월이 흘렀어요. 이제야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웃음)”
H2O는 지난해 UAE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과 ‘투자 지원 사업’ 계약을 맺으며 중동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호텔 컨시어지 테크 기업 ‘더 디지털 호텔리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동 호텔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안성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호텔 이용객 데이터 프라이버시는 제일 중요해요. H2O는 정보 보안성에 대해 아주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 보호 규정인 GDPR에도 맞췄고 미국 규정인 IOS에도 맞췄지요. 유럽 관광객이 많은 중동 호텔들이 믿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유죠.”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비전을 말했다. “여행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는 세 개예요. 시설 오너, 시설 오퍼레이터(직원), 시설을 이용하는 관광객이죠. 저는 이 세 플레이어들이 과거, 지금 현재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기술로 더 즐거운, 더 효율적인 여행과 사업을 만드는 거죠. (웃음)”
◆이 대표는 5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2025 이코노미스트 인사이트 포럼'(EIF 2025)에서 K스타트업의 글로벌 전략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행사 세션4 ‘K스타트업 무대의 전환, 한국에서 세계로'에 패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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