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오가노이드부터 AI 기술까지…동물실험 대체 기업 어디
- [실험동물 사라질까]②
줄기세포로 폐·간·뇌 등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조직 만들기도
대체시험으로 전면 전환하기엔 시간 필요할 듯

오가노이드·AI 기술로 동물실험 대체
미국 FDA는 동물실험의 단계적인 폐지를 발표하며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함께 제시했다. 동물실험을 대신할 방법으로는 컴퓨터 모델링과 AI 기술, 실험실에서 배양한 유사장기(오가노이드), 사람의 장기와 흡사한 장기 칩이 있다. 이 중 오가노이드는 폐·간·뇌 등 사람의 장기와 유사한 형태의 3차원(3D) 조직을 줄기세포로 만든 것이다. 정부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도 꼽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티앤알바이오팹·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등이 오가노이드와 관련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술로 약물의 특성을 평가하는 신소재평가솔루션 오디세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디세이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상업화한 기술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이 기술을 수출해 2027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오디세이를 동물실험의 대체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장과 피부 등 특정 장기와 관련한 오디세이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폐암·대장암·췌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와 특정 질병 모델에 오가노이드 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피부, 간 등과 유사한 형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오가노이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3D 프린팅 기술에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앞서 이 기술로 ‘인공 기도’를 제작해 환자에게 이식한 경험이 있다. 바이오잉크를 별도로 개발해 3D 형상으로 구현된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조처한 점이 특징이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암 환자에게서 얻은 800여 종의 오가노이드에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을 구축했다. 암 환자의 유전 특성과 치료 이력 등에 따라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대학병원과의 협력을 더 강화해 현재 구축한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의 규모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이 뱅킹 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해 신약 개발 도구로도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어떤 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약물이 암세포를 찾아가도록 길을 안내하는 표적(타겟)을 선정하기가 중요하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을 신약 개발 도구로 쓰기 위해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오가노이드 뱅킹 시스템에 적용해 신약 타겟을 발굴하고 있다.
이들 기업과 사업 협력을 추진해 동물실험 대체 흐름에 대응하려는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도 많다. AI 신약 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는 최근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와 손잡고 동물실험을 대체할 연구개발(R&D)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제브라피쉬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재핏과도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 제브라피쉬는 수정 후 5일째까지 동물로 여겨지지 않아 동물실험 규제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체시험 당장 전환 아직…동물실험 병행
동물실험은 신약뿐만 아니라 의약품, 농약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때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이 지나치게 많이 수행된다는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그동안 동물실험이 약물의 독성을 미리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해 왔지만, 새로운 기술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높아졌다. 오가노이드와 AI 기술도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들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당장 이런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비롯한 여러 제품을 개발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이 당연하게 여겨졌을 뿐 아니라, 이를 다른 방법으로 대체했을 때 효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FDA가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앞으로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일 뿐 당장은 동물실험과 대체 방안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한 임상 컨설팅 기업 대표는 “대체시험이 동물실험을 대체하려면 독성 및 효능과 관련된 측면에서 더 많은 자료와 사례가 필요하다”라며 “대체시험이 동물실험을 대신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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