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연 KB금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 국민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순이익 성장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은 24일 인터넷·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2025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에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69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9%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중 역대 최대 성적이다.

이는 이자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 은행의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 전입의 기저효과가 소멸된 덕분이다. 이에 더해 그룹의 강점인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며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는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했지만 핵심예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간 상호보완적인 실적을 시현하면서,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이 42%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4%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91%포인트(p) 큰 폭으로 개선됐다. 비용효율성 지표인 그룹 CIR(Cost-to-Income Ratio)은 견조한 핵심이익 성장과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비용 합리화 노력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35.3%를 기록하며 뚜렷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1분기 말 기준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은 효율적인 자본 할당 및 안정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힘입어 각각 13.67%, 16.57%를 기록하며, 자본적정성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계열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1조2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163.5%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손해보험이 3135억원으로 8.2% 증가하면서 그룹 전체 순익 개선에 기여했다. 반면 KB증권 순익은 1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줄었다. KB국민카드는 845억원으로 39.3% 하락했고, KB라이프생명은 870억원으로 7.7% 감소했다. 

KB금융은 실적발표에 앞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주당 912원의 현금배당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에 대한 이행 현황도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했다. 이행 현황 내용에는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이행 노력으로 주당가치, 시가총액 등이 꾸준히 상승 중이며, 자본비율과 수익성 관리,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 및 ESG·IR 활동 등을 통해 ‘시장 모범 기업’으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비전도 포함됐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사전에 취합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주주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지속 가능성 ▲현금 배당 총액 증액 가능성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나상록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단 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금 배당 성향은 타사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이라는 지적을 인지하고 있어 배당 수익률·시장 금리 수준을 고려해 이번에 현금 배당 총액을 1000억원 증액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 상무는 “이번 자사주 매입 소각은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저희가 선제적으로 하반기에 예정된 주주 환원을 실행한 것”이라며 “하반기는 약속한 것처럼 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또 다시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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