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성장 중인 금연보조제 시장..."니코틴 억제? 중요한 건 습관 잡아야"[이코노 인터뷰]
- 조혜란 HR메디컬 대표
니코틴 없는 금연보조제 엔드퍼프 개발 및 판매
9년간 연구개발·안전성 검증...“핵심은 습관 개선”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33억갑에 달했던 담배 판매량은 2023년 약 25억갑으로 줄었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 애연가들의 푸념이 이어진다. 연초 다짐했던 금연에 실패해서다. 대부분 이번에는 끊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고 말한다.
문제는 습관이 된 흡연 행위
생활건강제품 기업 HR메디컬은 애연가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금연보조제 ‘엔드퍼프’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았으며, 일상에서 전자담배처럼 연기를 흡입하면서 금연할 수 있게 돕는다.
조혜란 HR메디컬 대표는 “건강한 흡연 습관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습관적인 흡연,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 사회적 유대 관계로 인한 흡연 등 금연 시도 시 부딪히는 장벽을 극복한 새로운 개념의 금연보조제가 ‘엔드퍼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가족들을 위해 금연을 다짐했지만, 결국 습관적인 행동 때문에 금연에 반복적으로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며 “그 경험을 계기로 단순히 의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행동을 대체할 수 있는 금연보조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돼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엔드퍼프는 HR메디컬이 연구개발과 안전성 검증 등에 약 9년의 시간을 쏟아부어 완성한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금연보조제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다.
조 대표는 식약처에서도 이런 제품군이 처음이라 검증 등의 절차가 지속 반복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만큼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정보나 선례가 거의 없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제품 개발 초기부터 수없이 많은 밸리데이션(기준에 적합한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와 ‘유일’이라는 타이틀이 이렇게 무겁고 어려운 일인 줄은 처음에 몰랐다”며 “식약처에서 꼼꼼하게 검토하고 기준을 세우는 일 등은 정말 힘든 과정이었지만, 제품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증명하는 데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엔드퍼프가 금연을 꿈꾸는 애연가들의 확실한 도우미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엔드퍼프는 개발 단계부터 실제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6주간의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참가자의 90% 이상이 금연에 성공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자체 조사뿐 아니라 기업과의 협업 단계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조 대표는 “GS리테일 측이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금연 지원 프로그램에 ‘엔드퍼프 60일 키트’를 제공한 바 있다”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금연을 유지하거나 금연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엔드퍼프 제품 리뷰에도 ‘한 달 만에 금연에 성공했다’는 등 실제 사용자의 자발적인 후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런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엔드퍼프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HR메디컬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3월~12월 기준)은 약 25억원이다. 엔드퍼프 누적 판매량(리필용액 포함)은 13만개에 달한다. 니코틴이 없는 용액을 원하는 흡연가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엔드퍼프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이유는 기존 금연보조제와의 차별점이 명확해서다. 엔드퍼프는 약물 치료가 아닌 행동과 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대표는 “기존 금연보조제들은 대부분 니코틴 의존에 초점을 맞춰 니코틴을 직접 공급하거나 약물로 억제하는 방식이라 사용자 리뷰에서도 부작용 경험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됐다”며 “우리는 다양한 금연 관련 조사를 통해서 단순한 니코틴 중독보다 ‘습관성 흡연’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R메디컬이 최근 ‘퀵클린’이라는 올인원 일회용 미니 칫솔을 선보인 것도 이와 연결된다. 조 대표는 “흡연 욕구가 생길 때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양치 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대체 효과를 유도하고자 했다”며 “엔드퍼프와 퀵클린은 약물 부작용과 스트레스 없는 금연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접근의 금연보조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금연보조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흡연율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고, 동시에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금연 시도는 많지만 성공률은 여전히 낮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바로 시장의 기회이자 과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소비자들은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금연할 수 있는 방법을 더욱 선호한다”며 “건강 전반에 대한 관심, 그리고 ‘습관 개선’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단순히 담배를 끊는 차원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서의 금연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HR메디컬은 국내 성과를 발판 삼아 해외 진출까지 모색 중이다. 조 대표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미국 식품의약청(FDA) 금연보조제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 외에도 연내 신제품의 식약처 허가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금연 성공률 자체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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