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상반기 피해액만 6421억원”...통신사, AI로 ‘그 놈 목소리’ 잡는다
- AI 기술 더해 미리 추적하고 접근 자체 차단
보이스피싱 금전 피해 직전 현장서 막기도

실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545억원으로, 지난 2023년 4472억원 보다1.9배 가량 늘었다. 한 해만에 피해액이 껑충 뛴 것이다. 올해 예상 피해액도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피해액만 벌써 6421억원에 달한다.
앞다퉈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내놓은 통신사
이 같은 흐름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통신사로는 LG유플러스가 꼽힌다. 지난달 29일 보안 전략 간담회를 연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단계별 보안 대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이 기업이 공개한 비전 역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진심인 통신사가 되겠다’였다. 이들이 공개한 대응은 모니터링, 범행 대응, 긴급 대응 등 단계별로 설명됐다.
먼저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인공지는(AI) 기반 대내외 데이터 통합 분석·대응을 통해 스팸문자와 악성 인터넷주소(URL) 접속을 차단한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에서 유일하게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앱 서버를 직접 추적하고, 이렇게 추적한 악성 앱이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모두 차단시킨다.

두 번째, 범행 대응 단계에서는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시도에 맞서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LG유플러스는 악성 URL이 담긴 스팸문자 유포를 AI 기반 스팸 차단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차단 건수를 5개월 만에 1.4배 늘렸다.
또 범죄 조직이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경우,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가 보이스피싱을 감지해 소비자에게 경고하도록 했다. 기계로 조작된 음성도 안티딥보이스 기능으로 구별해낼 수 있다. 실제 익시오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월 평균 2000여 건의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지막 긴급 대응 단계는 악성 앱 설치가 확인돼 즉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악성앱 서버 추적 등 자체 분석 결과 소비자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설치된 것이 확인될 경우, 즉시 카카오톡을 통해 알림톡을 발송한다.
알림톡을 받은 소비자는 전국 1800여 개 LG유플러스 매장에 상주 중인 보안 전문 상담사나 인근 경찰서의 경찰관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악성 앱 감염 알림톡은 지난 6월 30일 시행 이후 약 4주 동안 약 3000명에게 발송돼 위급 상황을 전달했다.
KT도 지난달 30일부터 화자 인식과 딥보이스(AI로 만든 가짜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상용화했다. 서비스 중 화자인식 기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규제점검 및 승인을 거쳐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신고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KT는 소비자의 통화 중 보이스피싱 고위험 통화를 판단해, 통화를 강제 종료시키며 피해를 줄일 예정이다. KT는 이번 2.0 버전 출시를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T는 스캠뱅가드 기술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고 있다. 스캠뱅가드는 AI 기반 사이버 위협 정보 제공 기술이다. 또 자체 AI 기술로 보이스피싱 위험 전화번호 수신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소비자에게 경고 알림을 전송한다.

통신사의 새로운 경쟁력, 보안과 안전성
통신사들의 기술력은 실제 현장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통신사와 경찰청이 공조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카드배송 사칭’ 보이스피싱 수법에 시달리고 있었다.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될 것이라는 안내에 피해자가 당황할 때, 보이스피싱 조직은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피해자에게 직접 ‘원격 제어 앱’을 설치시키고 악성 앱을 심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장악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112, 1301(검찰), 1332(금융감독원) 등에 직접 신고할 것을 유도하는데, 이때 피해자가 어디로 신고해도 전화는 범죄 조직이 가로채게 된다.
이때 피해자는 경찰, 검찰, 금감원 등에 전화를 걸었다고 믿기 때문에 이들의 말대로 행동하며 금전 피해까지 이어지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감지한 LG유플러스가 경찰청과 공조해 악성 앱 설치자 거주지를 직접 방문해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기 전에 상황을 종료했다.
또 KT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를 운영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약 710억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약 1460만건의 통화를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하며 보이스피싱 전화를 사전에 차단하며 소비자 접근 자체를 막았다.
업계 관계자는 “깨끗한 음질, 빠른 인터넷 속도 등이 통신사들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해킹, 범죄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해 투자하고 얼만큼 잘 준비된 통신사인지가 이제는 강점이 되고 있다. 이에 통신 3사 모두 앞다퉈 보안 기술에 조 단위의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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