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북한의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전단 중단 등 관계 복원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황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임 이사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며 "평화와 협력은 길을 잃고 남북 간 대화 재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변화를 원하는 흐름은 뚜렷하다"며 "대북전단을 전면 중지시키고 확성기 해체 등 발빠르게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 이사장은 "정부가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이나 조건과 상황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면서 "하노이 회담이 불발된 이후 북은 긴 시간 동안 종합적인 평가를 거쳤고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된 현실을 우리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이사장은 대표적인 예로 김대중 정부가 내세웠던 정경분리의 원칙을 꼽았다. 그는 "핵 문제는 그것대로 최선의 해법을 찾아나가되 정경분리를 선언하고 다른 문제를 분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모든 문제를 연계한다면 이 정부 내내 대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의 실체에 대해 존중하고 인정하는 조치들도 가능할 것"이라며 "헌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해석을 현실에 맞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국가보안법 문제도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 북한이라는 호칭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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