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유통산업 도약 위한 트리거..."공생관계 지속되지 않을 것" [불붙은 퀵커머스 전쟁]③
- 유통사 미래, 빠른 배송 속도에서 판가름
협력 중인 유통사·플랫폼도 결국 경쟁관계

얼마 전까지 유통 시장의 화두는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이었고 시장 내 서열 정리가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배달플랫폼과 유통 대기업, 다이소와 네이버 쇼핑까지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 지형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쿠팡 로켓배송 성공의 학습 효과
퀵커머스에 기업들이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미 로켓배송을 통해 유통 시장에서 배송 속도의 중요성과 늦은 대응으로 인한 시장에서의 도태를 경험한 유통산업 전반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1990년대 유통 시장 개방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했고 그 중심에는 대형마트가 있었다. 견고한 대형마트 아성을 한 번에 무너트린 건 쿠팡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은 풀필먼트(Fulfillment) 물류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다. 풀필먼트는 전 세계 이커머스 1위 기업 아마존이 만든 물류 시스템이다. 도시 옆에 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한 후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가 구매할만한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갖다 놓고 주문이 오면 즉시 배송해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물류 시스템이다.
아마존은 풀필먼트로 기존에 일주일 걸리던 온라인 쇼핑 배송기간을 3일 이내로 단축하며 미국 내 유통 시장을 단숨에 손에 넣었다. 국내에서는 아마존 풀필먼트를 벤치마킹한 쿠팡이 전년 매출 40조원을 넘기며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의 성공을 본 유통업계는 배송 속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넥스트 스텝으로 퀵커머스에 주목하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을 노리는 업체는 크게 세 진영으로 나뉜다. 먼저 전통의 유통 진영인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그리고 편의점이다. 다음으로는 최근 틈새에서 주류로 성장한 다이소, 올리브영 등 신규 오프라인 강자들이 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이커머스 기업에 뺏긴 주도권을 찾아올 기회로 보고 있다. 이미 퀵커머스 사업을 운영 중인 배달플랫폼과 이커머스 유통기업들도 기어를 올리고 있어 퀵커머스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퀵커머스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의 퀵커머스는 지난 2014년 서비스가 처음 도입됐다. 올해(2025년)는 현지 퀵커머스 시장이 1조 위안(195조 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퀵커머스 시장은 저렴한 인건비와 거대 기업의 전폭적인 투자에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유통기업이 슈퍼마켓을 기반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해 성장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제 중국에서는 슈퍼마켓과 자영업 상점의 상품을 퀵커머스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다.
중국 사례에서 보듯이 소매 퀵커머스가 초기 안정 궤도에 올리려면 배달 비용의 부담을 낮출 높은 객단가가 중요하다. 소상공인보다는 마트나 슈퍼마켓과 연계가 필요한 이유다. 중국에 비해 대한민국은 높은 배달 라이더 비용과 유통업체의 사업성 부재에 따른 관심 저하로 늦게 시장이 열리게 됐다.
4조 퀵커머스 시장 경쟁 갈수록 치열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퀵커머스 시장이 발전할 여건과 필요성이 충분하다. 유통 시장의 핵심 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제 고객들은 배달 비용을 당연하게 여긴다. 배달서비스가 처음 도입됐던 시기에는 배달비에 대한 반감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배달플랫폼 이용자 대부분이 배달비 지출에 대한 불만이 갖지 않는다. 이는 최근 배달의민족 B마트가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것과 기업형 슈퍼마켓의 퀵커머스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퀵커머스 도입에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모두 기존의 운영 방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온라인 유통은 기존 택배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1시간 이내’라는 배송 속도를 맞추기 위해 일정 지역을 커버할 라이더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또 기본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할 안정적인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와 묶음 배송으로 1회 배송당 객단가를 높일 다양한 상품과 이를 공급할 많은 수의 자영업 판매자(플랫폼 셀러)가 있어야 운영할 수 있다.
즉 효과적인 배달 시스템과 묶음 배송이 가능한 풍부한 구색이 퀵커머스의 성공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유통업체와 배달플랫폼은 각각의 강점을 지닌다.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식품과 공산품 중심의 풍부한 구색에서 강점을 갖다. 반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은 음식점과 소매점 등 자영업 매장을 기반으로 한 검증된 배달 시스템에서 강점을 보인다.
현재는 유통기업과 배달플랫폼 모두 퀵커머스 시장의 확장을 위해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는 일종의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퀵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므로 현재의 협업적 공생관계가 지속되리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배달의민족은 2018년부터 B마트 서비스에 꾸준히 투자하며 자체 도심물류센터와 효율적 배달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이 기업은 현재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약 4조원 규모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신드롬을 일으켜 국내 유통 시장을 차지한 것처럼 향후 유통과 배달플랫폼 시장에서 퀵커머스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트리거(기폭제)가 될 것이다. 향후 국내 500조 규모의 소매 판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배달플랫폼과 이커머스 기업, 재도약을 꿈꾸는 유통 대기업의 사활을 건 쟁탈전이 흥미로워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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