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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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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신세계' 밑그림 그린 정용진...변화는 시작됐다

유통

2023년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주원인이었지만 본업인 유통업에서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에게는 결단이 필요했다. 전략회의를 열어 “나부터 바꾸겠다”며 신세계의 조직,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싹 다 바꿀 것을 지시한 배경이다. 지난해 3월, 18년 만에 그룹 회장 자리에 공식 취임한 정용진 회장은 이미 지난 2023년부터 대대적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를 대거 물갈이하는 등 이미 ‘뉴 신세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지난해에도 꾸준히 유지하며 변화와 혁신의 동력으로 삼았다.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전방위적인 빅스텝은 이마트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는 데 성공했을까. 과감한 인사...수치로 증명됐다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3월 8일 그룹 수장에 오른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회장 시절에도 여러 사업을 개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 활동을 해온 그지만 회장 취임 후 보여준 1년은 보다 ‘집중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룹의 명운이 걸린 1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정 회장은 이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우선 수치가 ‘정 회장의 1년'이 긍정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29조209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940억원 개선됐다.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2132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한 2603억원이다. 2023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이 밖에 이마트의 주요 자회사들인 SSG닷컴과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도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사상 첫 적자의 주범이었던 신세계건설도 전년 18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익을 538억원 개선하며 손실 규모를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람부터 바꿨다.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신세계건설의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부진하던 SSG닷컴과 G마켓 수장을 나란히 교체했다. 지난해 인사 때는 ‘내 사람'이었던 임원들을 과감히 내치는 모습을 보여줘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제도를 도입해 경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는 그동안 그런 부분이 다소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마 혁신 인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정 회장이 크게 깨우친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수시 인사제도는 그룹 내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게 했고 이마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정 회장은 부진한 사업들의 정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적자로 전환된 스무디킹코리아 사업 정리를 결정했고(올해 10월 사업 철수) 2016년 인수했던 ‘제주소주’는 더 이상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비맥주에 매각했다. 신세계L&B의 주류 매장들도 정리를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단행하면서 추가적인 재무 리스크를 덜어냈다.두 가지 핵심 축, 그리고 얻은 성과정 회장이 취임 후 지난 1년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핵심 과제는 두 가지다. 신세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과 바로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다.올해 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군에서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지난해 6월 CJ그룹과 물류협력 MOU를 체결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했다. CJ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CJ대한통운을 보유 중이다. 현재 G마켓과 SSG닷컴을 운영 중인 이마트는 CJ와의 제휴를 통해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된 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3조4400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G마켓)를 인수했지만 쿠팡 등에 밀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해왔다. 이에 새로운 돌파구로 글로벌 이커머스 회사로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합작법인 발표 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등을 지낸 정형권 G마켓 대표는 “G마켓의 상품 신뢰도 및 서비스 체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의 상품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이처럼 정 회장은 지난 1년간 물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을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본업인 오프라인 사업은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의 자존심이다. 최근 유통업 무게의 추가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간 추세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은 중요한 사업군이다. 국내 오프라인 사업의 또 다른 축이었던 롯데그룹이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성장 동력의 추를 인도 등 해외에서 찾고 있는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여전히 국내 오프라인 사업에서 승부를 보려한다. 스타필드와 이마트의 결합인 ‘스타필드 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 확장, 차별화된 푸드점포인 ‘이마트 푸드마켓’ 등은 정 회장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여기에 더해 정 회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여의도 1.4배 규모의 대형 테마파크인 ‘스타베이 시티’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 파라마운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미래형 혁신 관광 도시가 될 전망이다.오프라인 미래 어둡지만…차별화가 관건그렇다면 향후 이마트의 오프라인 사업 전망은 어떨까. 온라인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고, 오프라인의 경우 대형마트보다는 백화점·복합쇼핑몰·편의점·균일가 생활용품점 등으로 소비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정 회장의 광폭행보에도 올해가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사업군에게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온라인이 전체 소매 규모인 600조원 중 70~80%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은 만남의 장소 또는 가족의 놀이 장소 정도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물건 구매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오프라인 유통사는 결국 사람들을 온라인 밖으로 끌어와야 한다”며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하고 가족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이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맞물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요구를 맞추지 못한 것이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예컨대 온라인 수요 증가에도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선방하고 있고, 온라인보다 저렴한 다이소 역시 잘 되고 있는데 마트는 이런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채널(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중 대형마트만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이 기간 백화점과 편의점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 4.3% 증가했다. 그러면서 “체험형 매장을 늘리거나 온라인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을 핵심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마트가 강화하고 있는 신선식품 할인 등에 앞으로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신선식품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하며, 이 부문에서 결국 승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여기에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이마트 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돌입으로 인해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영향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형마트 이용객은 대형마트만 이용하기 때문에 이마트 또는 롯데가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한편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이 미국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정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주요 인사만 참석할 수 있는 한 사교 행사에서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트럼프 가문과의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앞두고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원래 친한 사이였다”며 “둘이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5.03.08 08:00

6분 소요
‘알리·테무’ 중국산 이커머스 韓 침공 본격화…‘쿠팡 대항마’ 될까

유통

중국 전자상거래(C커머스)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테무는 오픈마켓 운영을 선언하고 국내 판매자 모집에 나섰으며,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물류 인프라 구축과 빠른 배송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지난 18일 테무는 한국에서 직구 사업을 넘어 오픈마켓 운영을 결정하고, 국내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앞서 2023년 10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상품 전문 오픈마켓 ‘케이베뉴’(K-Venue)를 선보인 데 이어, 테무 역시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전개하는 셈이다. 테무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한 것은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8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국 소비자들의 이용 수가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먼저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사례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알리익스프레스 역시 한국 시장에서 점진적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수년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으나,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레이 장 지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오픈마켓 사업을 도입하면서, 한국법인 임직원 규모를 100여 명까지 확대했다.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의 판매 전략은 기존과 유사하지만, 케이베뉴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계획 확대는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알리바바그룹은 2억 달러(약 2880억원)를 들여 한국 물류센터 확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작년 말 발표한 신세계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건도 오는 2분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C커머스의 국내 사업 확장은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인 이용자는 2022년 3월 218만명에서 지난 1월 912만4000여 명으로 4배 넘게 늘었다. 테무 한국인 이용자 수는 2023년 8월 51만명에서 지난 1월 823만4000여 명으로 16배 증가했다.또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만 20세 이상 개인이 신용카드·체크카드·계좌이체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한국인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결제추정 금액은 각각 3조6897억원, 60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4조2899억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규모(1조1103억원·알리익스프레스)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었다. C커머스 공세에 긴장하는 K커머스C커머스가 한국 오픈마켓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쇼핑 플랫폼을 찾는 이커머스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고객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의 공백이 생겼는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이를 메우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며 “C커머스의 풍부한 자금력으로 국내 이커머스와 비교할 수 없는 마케팅 비용을 태운다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실제 와이즈앱·리테일의 지난 1월 기준 종합몰 앱(네이버 제외)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쿠팡 3302만6000명 ▲알리익스프레스 912만4000명 ▲테무 823만4000명 ▲11번가 780만8000명 ▲G마켓 542만9000명 순으로 국내 주요 업체들을 앞지른 상황이다.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점도 C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불을 지폈다. C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다.오린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로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전망”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만으로는 부족…지속 투자와 차별화 전략이 관건”그러나 이런 가격 경쟁력과 자금력만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분석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전략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C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려면 공산품 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공산품 중심의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면 물류 인프라나 서비스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이어 그는 “특히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오픈마켓 수준을 넘어 당일 배송이 기본화돼 있다”며 “이에 비해 C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1주일 이상의 배송 기간이 걸린다. 국내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하려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빠른 배송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구진경 산업연구원 박사는 “알리나 테무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셀러(판매자)들을 끌어들이려 하겠지만, 국내 셀러들은 멀티호밍(다양한 플랫폼에서 판매)을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한 플랫폼에 완전히 의존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결국 C커머스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가격 경쟁력 이상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도 “C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려면 네이버, 쿠팡 등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과연 그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5.02.24 07:00

4분 소요
과기부 “올해 1분기 내 양자전략위 출범”…양자사업에 1980억원 투입

정책이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양자과학기술 분야 산학연관 교류 플랫폼 ‘K-퀀텀 스퀘어 미팅’을 열고 올해 양자 전용사업에 19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같은 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추진 방향에 따르면 올해 양자컴퓨팅에 479억원, 양자통신에 377억원, 양자센서에 209억원 등 기술개발에 1120억원을 투입하고 인프라 구축에 417억원, 국제협력 및 인력양성에 444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양자 플래그십 사업에 252억원을 투자해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팅 시스템 국산화, 얽힘 양자 네트워크 개발, 양자센서 상용화 등에 나선다. 양자정보계측 방법론 및 원천기술개발, 차세대 양자과학기술 핵심 기초원천연구, 양자컴퓨팅 서비스 및 활용체계 구축 사업도 새로 추진하기로 했다. 양자연구 거점인 ‘차세대 퀀텀 연구 허브’와 ‘퀀텀 활용 연구 허브’ 2개도 68억원을 투입해 새로 구축한다.이종우 과기정통부 양자과학기술산업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 양자 관련 법인 양자기술산업법을 지난해 시행해 안정적 제도를 갖췄다”며 양자법에 근거해 양자전략위원회 등도 빠른 시일 내 출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2025년을 우리나라 양자 산업화 원년으로 삼아 초기 상용화·실증, 인프라·장비 구축, 기업 지원 등 양자기술의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양자전략위를 아직 출범하지 못했지만 1분기 내 추진할 것”이라며 기업 관심에 맞춰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5.01.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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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3.4조 G마켓 구하기...알리바바 ‘신의 한 수’ 될까

유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3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G마켓 살리기에 나섰다. 그룹의 기대를 받았던 G마켓이 적자 기업으로 전락하면서다.위기 극복을 위한 정 회장의 선택은 중국 자본 유입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그룹 알리바바와 조인트벤처(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정 회장의 이 같은 선택을 두고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신세계그룹·알리바바 연합의 약진을 기대하는 긍정론이 나오는 한편,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부정론도 제기된다.적자 G마켓, 중국 자본 들어온다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는 오는 2025년 출범을 목표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 출자 비율은 5대 5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신세계그룹 측이 이마트 자회사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한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하위 자회사로 편제된다.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지난 2021년 G마켓 지분 80.01%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 체제에서 적자 기업으로 전환됐다. G마켓은 지난해에도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G마켓이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신세계그룹 측은 기대한다. 특히 기대되는 효과는 ▲G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글로벌 수준의 알리바바 IT 기술 유입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다. 이는 국내 셀러 성장과 소비자 선택권 및 편의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신세계그룹 측 판단이다.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물론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리바바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CJ그룹과 손잡고 물류 및 제품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쿠팡·네이버 등 경쟁 상대에 뒤진 빠른배송·상품·콘텐츠 등의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양사의 사정을 잘 아는 정형권 G마켓 대표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등을 지낸 그는 “G마켓의 상품 신뢰도 및 서비스 체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의 상품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협업 및 투자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신세계·알리바바 연합...쿠팡·네이버 체제 흔들까관건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올 수 있느냐다. 관련 시장은 최근 몇 년 간 지속 성장세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가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2022년 기준)은 각각 24.5%, 23.3%다. 두 기업이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추격하는 G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10% 내외다.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합작법인으로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유통 시장에서 잠재적인 우려 요인이던 C(China·중국)커머스의 침투율 증가를 이번 딜로 이마트가 향유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전환됐다”며 “향후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시너지 창출로 G마켓의 성장 모멘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해 고객 유입을 강화할 것”이라며 “신세계그룹은 풀필먼트, 식품 결합 등으로 쿠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투자를 지속하지 못하면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C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대한 소비자 반감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진협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형성될 수 있어 이마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개인정보 관련해서도 향후 합작법인은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시장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은 각각 물류 풀필먼트와 데이터 역량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쿠팡과 네이버 같은 강력한 선두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합작법인이 상위 2개 업체(쿠팡·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과거 대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합작법인의 국내 총 거래 금액(GMV) 규모는 상위 2개 업체 대비 많이 낮은 수준이며 배송 편의 측면에서도 서비스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2024.12.27 15:23

4분 소요
대한통운과 손잡은 네이버...쿠팡 '로켓배송' 따라잡을까

유통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격적인 외형 확장으로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전국 단위로 확장 중인 쿠팡과 이를 뒤쫓는 네이버가 격돌하기 때문이다. 꾸준한 투자로 자체망을 더욱 견고히 하는 쿠팡과 CJ대한통운이라는 조력자와 손잡은 네이버가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지 업계가 주목한다.쿠세권 확장하는 쿠팡...서비스 강화 네이버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양대 산맥은 쿠팡과 네이버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추산 기준)은 각각 24.5%, 23.3%로, 쿠팡이 소폭 앞서는 상황이다.업계에서는 쿠팡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보다 우위를 점하는 가장 큰 이유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꼽는다. 밤 12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전까지 집 앞으로 물건이 오는 ‘새벽 배송’ 등은 쿠팡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빠른 배송’을 꼽았다. 3개월 내 주요 온라인몰에서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1050명) 중 45.7%는 이런 이유로 쿠팡을 주구매 온라인몰로 선택했다.쿠팡이 남들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압도적인 인프라 구축에 있다. 쿠팡은 풀필먼트센터 40여개와 200여개의 서브 터미널(쿠팡 캠프)을 보유 중이다. 직매입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다.여기서 더 나아가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약 3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단위 쿠세권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은 대전·광주·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실현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10여년간 365일 빠른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6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최근 투자 계획까지 더하면 물류 인프라에 10조원가량을 투입하는 셈이다.쿠팡은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구현한 빠른 배송 등이 시장 장악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판단은 옳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를 추격하던 쿠팡은 2021년 하반기부터 1위 자리에 올랐다. 쿠팡은 이후 근소한 차이로 네이버를 꾸준히 앞서왔다. 인프라 없는 네이버...연중무휴 로켓배송 가능할까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도 빠른 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내년부터 도착보장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 ▲새벽 배송 ▲오늘 배송 ▲휴일 배송 등으로 세분화한다. 여기에 주문 직후 배송이 가능한 지금배송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이를 실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는다. 쿠팡과 달리 자체 물류 인프라가 없어서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네이버의 복안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다. 여기에는 풀필먼트 스타트업들과 CJ대한통운, 한진 등 국내 대표 택배사들이 함께 한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일 취약했던 것이 빠른 배송, 약속된 배송 시간을 보장하는지였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택배 기업들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쿠팡에게는 당연히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물론 여러 조건이 충족됐을 때의 얘기다. 네이버가 수도권 중심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가져갈 수 있는지, 제한된 빠른 배송 상품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이해관계자와의 이해 상충 문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CJ대한통운 측은 타사와 비교해 물류 인프라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각지에서 운용하는 물류센터와 택배 터미널 등은 700여개소에 달한다. 단순 유형자산 규모만 비교해 봐도 CJ대한통운이 쿠팡에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CJ대한통운과 쿠팡의 유형자산 규모는 각각 3조3279억원, 2조8137억원이다. 유형자산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사용되는 토지·건물·기계장치·차량·비품·건설중인자산 등을 말한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배송비 관련 비용을 셀러(판매자)들에게 지원해 준다고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쿠팡이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처럼 네이버도 경쟁력을 가져가려면 대단위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쿠팡이 투입한 대규모 자금을 네이버는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며 “모두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가정하에서는 장기적으로 네이버가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국유통포럼 명예회장 조철휘 박사는 “네이버의 약점이 일요일 배송이었는데, CJ대한통운과의 지분스왑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일요일까지 주7일제를 실시한다. 네이버가 최근 당일배송, 시간대 배송 등을 모두 커버하겠다고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CJ대한통운은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CJ대한통운은 택배뿐 아니라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등도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의 배송 서비스가 내년 1분기 혹은 상반기에 어떤 반응을 얻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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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상생안에 실망한 자영업자들…요기요·땡겨요 대안 될까

유통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양강 구도다. 두 민간 배달앱이 수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는 배달수수료 부담을 덜고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공공 배달앱’(공공앱)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들 앱은 배민이나 쿠팡이츠보다 불편한 점이 많아 사실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 11월 14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간 수수료 상생안이 극적으로 도출됐지만 자영업자들의 여론은 좋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공공앱 등 다른 배달플랫폼들이 양강구도를 깨고 배달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수료 조정에도 불만은 여전…‘땡겨요’ 주목최근 배달플랫폼 상생안이 도출됐지만 실제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총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이번 대책이 진정한 해결 방안인지에 대해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이에 배달업계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한 대안 앱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앱은 수수료율이 2% 이하로 민간 배달앱보다 훨씬 낮다. 현재 운영되는 공공앱은 31개로 정부에서는 민간 배달 플랫폼의 독과점 완화를 위해 공공앱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과점 구조가 굳어졌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사의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경쟁력 있는 대체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배달 3사의 대체재로 꼽히는 플랫폼으로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앱 ‘땡겨요’가 있다.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소상공인과 상생하겠다는 취지로 2022년 1월 출시한 중개 플랫폼이다. ▲2%대 중개수수료와 가맹점 정산 수수료 ‘0원’ ▲실시간 매출 정산 ▲지역화폐 구입·결제 이용 금액 1.5% 적립 등을 내세웠다. 입점비·광고비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정부 역시 땡겨요를 공공앱으로 구분하고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 때 참여시켰다.땡겨요는 올해 가맹점 지원금액으로 9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실행한 땡겨요 가맹점 지급액은 9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장님 지원금으로 17억2000만원 ▲사장님 지원쿠폰 지급액으로 45억원 ▲매출대금 무료 선정산 금액으로는 29억원을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내년을 확장 시기로 보고 땡겨요 입점업체 관리 대행사, 마케팅 대행사 입찰 공고를 냈다. 올해 땡겨요 가맹점 지원금액을 투입한 것만큼 내년도 사업에도 투자를 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의 주 전략은 서울시 지역구 및 지방 공공지자체와 협약해 공공배달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의 배달 3사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생 행보를 강화하고, 지자체 협업 등의 차별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점 시장에서 땡겨요와 같은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가에서 상생협의체를 만들었으나 결국 수수료 상생협약 방식은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공앱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앱의 운영 주체를 공무원이 아닌 사기업이나 전문가로 구성해 나서야 할 때”라며 “분산된 공공앱들을 통합해 식당과 배달 라이더, 이용자가 많아져야 힘이 세지고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공공앱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그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본다”며 “가맹점 확대 및 플랫폼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고 고도화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공공앱 지원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공공앱에 대한 인식과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위 요기요의 부진업계 3위인 요기요는 지난 3월 쿠팡에 2위 자리를 내주면서 시장에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업계 3위라고 하지만 존재감은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의 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1월 636만명에서 지난달 497만명으로 21.9% 감소했다.지난 8월에는 회사 설립(2011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어 올해 초 선임된 전준희 대표는 1년도 되지 않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앞서 작년 11월 선임된 이정환 대표 역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2개월 만인 올해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실적이 악화하자 요기요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요기요는 2022년 1116억원, 2023년 655억원 등 영업손실도 지속되고 있다. 요기요는 내부적으로 희망퇴직 및 경영진 교체 이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생태계 확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상생협의체와 협의한 자체 상생안 이행에 나섰다. 요기요는 가게배달과 요기배달의 중개수수료를 이미 12.5%에서 자발적으로 9.7%로 인하했다. 주문 건수에 따라 최대 4.7%까지 추가 인하하는 차등 수수료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요기요 측은 “자사의 상생방안이 협의체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타사와 입점업체 간 합의여부와 관계없이 상생안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장기적인 관점에서 요기요는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는 업계 최저 중개수수료 9.7%를 제공하는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와 무료배달 구독서비스 ‘요기패스X’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규 가게 입점 수가 증가하고 있고,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민, 쿠팡이츠보다 먼저 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은 요기요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인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고객에게는 직접적인 보상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11.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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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 ‘영차’…임원 10명, 자사주 26억 줄 매입

증권 일반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만 10명의 주요 임원이 총 26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과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각각 자사주 3000주, 5000주를 주당 6만4600원, 6만4500원에 사들였다. 금액으로만 총 5억1630만원이다.같은 날 최주호 베트남복합단지장 부사장과 김대주 VD사업부 부사장도 각각 자사주 1500주와 5000주, 금액으로는 9645만원, 3억2250만원어치를 매입했다.지난 19일에는 이종우 시스템LSI IP개발팀 상무가 4771만1300원어치의 자사주(749주)를 사들였다. 13일에는 손태용 VD사업부 부사장과 정용준 파운드리품질팀장(부사장)이 각각 1500주, 1000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각각 9750만원, 6500만원이다.앞서 지난 12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자사주 6000주를 주당 6만6850원에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4억110만원이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초에도 자사주 5500주를 사들인 바 있다.아울러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1만주, 금액으로는 7억39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도 지난 9일 자사주 5000주, 금액으로는 3억4750만원어치를 사들였다.삼성전자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 부양과 함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4∼5월 8만원대에 일시적으로 진입한 이후 7월 8만8800원으로 고점을 찍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6만원대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2024.09.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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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가격보다 비싼 ‘배달용 메뉴’…배달 가격 이원화, 역풍 부나

유통

2010년 국내 배달플랫폼(배달앱)이 처음 등장한 이후 클릭 몇 번으로 음식 주문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이런 편의성은 매월 수천만명이 배달앱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배달 서비스는 플랫폼과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가 만족한 서비스인 듯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배달앱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꾸준히 오르며 소상공인들은 “살려달라”고 호소한다. 업주들은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및 배달비 전가 등의 횡포를 견디며 오늘도 억지로 배달앱 주문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러다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절망감을 토로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상생협의체 출범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을 해결할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일까. 과연 배달앱과 소상공인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해법은 존재하는 것일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이용하는데, 매장에서 직접 사 먹는 것보다 가격이 비싼 것 같더라고요. 확인해 보니까 배달 앱에서 메뉴당 가격이 2000~3000원 정도 높았어요. 속는 기분이 든달까요. 배달비도 따로 받으면서 가격도 더 비싸게 판매하니까 더 이상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으려고요.”경기도에 사는 30대 박모씨는 매장용 메뉴와 배달용 메뉴 가격이 다른 ‘배달 가격 이원화’가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산다고 지적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배달비는 물론 배달 메뉴 가격 또한 치솟아 배달 주문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배달 메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배달앱 시장의 무료 배달 출혈경쟁이 배달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음식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배달 가격 이원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도 ‘속앓이’를 하는 입장이다. 배달앱 수수료율이 높아지면서 업주에게 남는 이윤이 줄어들어 배달 가격 이원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배달수수료 급등에 점주들 ‘비명’정부를 대상으로 배달수수료 정책 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배달플랫폼에 입점한 사장들이 모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모임’(공플사)와 라이더유니온 등 시민단체는 8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배달플랫폼 자율규제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공플사는 이날을 ‘배달 음식 가격 차등 적용의 날’로 지정하고 수수료 수준에 따라 음식값을 차등 설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공플사는 배달앱을 3개 등급으로 나눠 가격 인상 폭을 정하는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수수료가 가장 높은 배민의 배민배달·쿠팡이츠(수수료 9.8%), 요기요의 요기배달(9.7%)에선 가격을 최저가 대비 15∼25% 올리기로 했다. hy노크(5.8%) 등에선 10% 안팎, 배달 수수료가 제일 저렴한 지역공공배달앱과 배민 가게배달 등에선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앱의 수수료를 반영해 음식 가격을 현실적으로 정한 것”이라며 수수료 부담이 커져 사업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집회를 계기로 매장과 배달 가격 차등화가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음식점은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본사에 가격 이원화를 요구하는 프랜차이즈 점주들도 있다. 전국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달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에 차등을 두라고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본사 대표에게 발송했다. 이에 맘스터치는 배달과 매장 메뉴 가격 이원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일부 외식업계는 배달 서비스 비용 상승을 이유로 아예 배달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리아는 이달부터 배달 서비스 부대비용 증가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버거류 및 디저트류 가격을 일괄적으로 평균 3.3% 인상했다. 파파이스 코리아도 지난 4월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배달시장 지속 확대…결국 소비자만 봉?배달앱 수수료율 인상과 배달 가격 이원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배달시장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플랫폼 빅3(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달 월간사용자 수(MAU) 합계는 3535만4352명으로, 전년 동기(3378만807명) 대비 4.7% 증가했다. 올 들어 배달앱 3사 MAU 합계는 ▲3월 3382만7078명 ▲4월 3408만9912명 ▲5월 3442만3197명 ▲6월 3501만1972명에 이어 지난달까지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달 이용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이용자 수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배달앱 사용에 따른 수수료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 등 손실을 메꾸기 위해 메뉴 가격을 차례로 인상하고, 외식 물가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이를 규제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이중가격 자체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단순히 같은 상품이 다른 가격에 판매된다는 것 외에 거래조건의 부당성, 경쟁사업자 배제 의도 등이 증명돼야 한다. 배달앱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권고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강제성은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가격을 정하는 건 기본적으로 판매자가 정하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기망행위나 부당 표시 광고를 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으로, 가격을 달리 책정했다고 해서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자영업자들의 가격 이원화 움직임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한 배달 플랫폼이 일차적 책임을 지지만, 현실적으로는 배달 가격 이원화를 실시한 점주들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경우 주문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업주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음식 점주들은 배달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매장만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꾀하든가 배달할지 말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9.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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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족 잡아라’...이커머스 멤버십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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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월회비 인상이 이뤄지면서 쿠팡의 회원 이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쿠팡을 이탈하는 속칭 ‘탈팡족’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저마다 유료 멤버십 혜택 강화, 쿠팡보다 낮은 월회비와 무료배송 등의 혜택을 내세워 탈팡족 잡기에 한창이다. 이탈자가 일시적으로 발생할지라도 탈쿠팡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커머스 시장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경쟁사 멤버십 혜택 강화…‘탈팡족’ 잡기 분주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와우 멤버십 기존 회원들의 요금은 8월 7일 이후 결제일부터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월 2900원, 58% 올랐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의 멤버십 요금 인상 이후 탈팡족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쿠팡 내부적으로는 탈팡족을 잡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충성고객 비중이 높은 와우 멤버십 특성상 이탈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은 물론 배달 앱 쿠팡이츠 무료배달·로켓 직구 무료배송·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이커머스 멤버십 중 가장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이미 신규 회원에 대한 멤버십 요금이 인상됐지만 쿠팡의 월간이용자수(MAU)가 꾸준히 증가한 점도 이를 증명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의 MAU는 구독료가 인상한 시점인 지난 4월 3090만명에서 5월 3111만명, 6월 3129만명으로 늘었다. 현재 쿠팡 회원은 약 1400만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 중 3분의 1이 쿠팡 멤버십 회원인 셈이다. 일각에선 와우 멤버십의 인상 폭이 적지 않은 만큼 쿠팡을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탈팡족의 틈새를 공략하는 경쟁사들이 이탈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해진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월 15일부터 그로서리(식료품)에 특화한 새로운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출시했다. 식료품과 생필품 위주의 쓱배송과 새벽배송에 적용되는 무료배송 쿠폰 및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매달 지급한다. 멤버십 출시 기념으로 3만원인 연회비를 1만원으로 할인해 준다. 타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캡처해 제출하면 SSG머니 1만5000원을 증정하는 등 ‘이사 지원금’도 지원해 준다. SSG닷컴의 적극적인 탈쿠팡족 공략의 성과도 나타났다. SSG닷컴에 따르면 멤버십 개편 후 7월 24일까지 10일간 신규 가입자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쓱배송 클럽이 출시된 후 9일간 신규 회원 68%가 이사 지원금을 신청, 타사 멤버십에서 갈아탄 것으로 나타났다. 컬리도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월 1900원)의 혜택을 강화했다. 2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게는 매달 무료배송 쿠폰 31장을 지급해 사실상 매일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회사는 쿠폰 발행과 적립 등을 포함하면 월 9만3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네이버는 배달앱 요기요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혜택에 요기요에서 무료배달이 가능한 ‘요기패스X’를 추가했다. 쿠팡 회원의 쿠팡이츠 무료배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 규모 촉각…“뚜껑 열어 봐야”쿠팡의 회비 인상 발표 후 소비자들은 “너무 편리해서 끊지 못한다”와 “한 번에 58% 인상은 과하다”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쿠팡의 회비 인상이 단기적으로 전체 회원 수 또는 MAU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 시대에 가격 민감도가 커진 소비자들이 인상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상된 회비로 계산 시 연간 소비자가 내는어 비용은 10만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가격 인상에 반응하는 고객이 있을 수 있어 경쟁 플랫폼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라며 “이커머스 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플랫폼만의 장점과 혜택에 대한 메시지를 계속 전달,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한쪽으로 고객이 쏠리기보단 플랫폼 간의 경쟁을 통한 혜택을 누리는 게 고객에게 궁극적인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십 외에도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식료품 분야를 특화해서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한다. 유통기간부터 배송 과정까지 온전하게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큰 비용을 수반하는 콜드체인이 구축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서 볼 때 성장할 여력이 분명히 있다”며 “식료품 카테고리는 재방문과 구매 유도 효과가 커 쿠팡도 매출 영역에서 식료품 쪽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일각에서는 쿠팡 회원 상당수가 장기 가입 고객으로 이미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회원 탈퇴 규모는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장점인 빠른 배송 경쟁력에 대한 대안을 가진 이커머스가 없기 때문에 쿠팡을 이탈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도 본인에게 유리한 플랫폼을 고르기 때문에, 일시적인 신규 가입자를 유입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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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로 번진 ‘불신’…이커머스 생태계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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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저렴하고 편리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애용해 왔는데, 티메프 사태를 보면서 앞으로 마음 놓고 이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다른 이커머스도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가 문제가 발생할까 봐 불안해요.” (30대 소비자 윤모씨)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위메프·티몬의 정산지연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커머스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싹트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일부 플랫폼이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는가 하면, 이커머스 시장 1위 쿠팡·2위 네이버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 굳어지나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산지연 사태 이후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위메프·티몬 이탈이 이어지면서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판매자들이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규모가 큰 대형 채널 위주로만 판매를 이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의 안전성과 신뢰도가 주요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은 쿠팡과 네이버가 큰 파이로 나눠 갖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24.5%)과 네이버(23.3%)가 각각 1, 2위였다. 둘을 합치면 과반에 달한다. 그 외 업체들이 각각 10% 이하의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있다. 종합몰을 기준으로 보면 쿠팡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6월 종합몰앱 순위는 1위 쿠팡(3129만명)·2위 알리익스프레스(837만명)·3위 테무(823만명)·4위 11번가(712만명)·5위 G마켓(497만명) 순이다. 티몬은 437만명으로 6위, 위메프는 432만명으로 7위다. 판매자들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와 티몬이 시장에서 빠지면 쿠팡과 네이버로 온라인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대형 사업자들의 판매력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제조사들도 대형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특히 국내 최대 포털 운영사인 네이버가 반사 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티몬·위메프처럼 판매자와 소비자을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형태의 커머스 플랫폼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수혜는 네이버가 볼 것”이라며 “현재 티몬과 위메프의 연간 거래액(7조원 규모) 중 2조5000억원 이상이 네이버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쿠팡은 물건을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되파는 비중이 90%로 오픈마켓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쿠팡은 10년간 물류센터 구축 등에 6조원 이상을 투입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1400만명의 유료 멤버십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판매자나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쿠팡과 네이버의 영향력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커머스업계 재편 가속화…C커머스 공세도큐텐 사태는 이커머스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위메프·티몬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의 다른 이커머스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적자가 많고 규모가 작은 플랫폼 이용을 소비자들이 꺼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실적이 부진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현재 신세계그룹(G마켓·SSG닷컴)과 11번가, 롯데온 등 국내 중하위권 이커머스는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SSG닷컴과 G마켓의 수장을 교체했다. SSG닷컴은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11번가는 SK스퀘어의 품을 벗어나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두 번의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서울역에 있던 본사를 경기도 광명으로 이전하는 등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로 대변되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초저가’로 무장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한국에 3년간 11억 달러(1조5000억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물류 경쟁력까지 확보한 C커머스가 쿠팡·네이버 등과 배송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깊어질 것”이라며 “특히 쿠팡·네이버 등 상위 사업자들로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고 기업의 모태가 대기업인 이커머스 외에 신생 혹은 소규모 플랫폼은 큰 타격을 받아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8.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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