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단기 과열 vs 신성장…10월 증시 뒤흔든 2차전지 랠리
- 10월 수익률 27% 급등…ETF도 불기둥
“ESS 수혜 제한적…내년 조정 가능성”

2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달 들어 2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 TOP 15’(18.9%), ‘KRX AI 반도체’(18.2%)를 모두 앞질렀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37개 테마 산업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다.
이차전지 지수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194조원에서 241조원으로 불었다. 47조원 가까운 자금이 다시 ‘K-배터리’로 돌아온 셈이다.
지수 구성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SKC,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등 10개사다. 이 가운데 ‘에코프로 3형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는 84.2%, 에코프로비엠 61.5%, 에코프로머티 57.4% 급등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27% 올랐다.
이번 랠리의 배경으로는 AI 투자 확산에 따른 2차전지 수요 기대가 꼽힌다. 북미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터리 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전기차 판매 호조도 한몫했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9월 전 세계 전기차(BEV·PH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10만대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양극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맞물리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ESS 수혜 제한적…내년 조정 가능성”
ETF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기준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가 2차전지 테마였다. TIGER 2차전지소재Fn(44.67%),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43.99%), BNK 2차전지양극재(41.08%)가 40% 넘는 수익률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외에도 SOL 2차전지소부장Fn(38.74%), KIWOOM K-2차전지북미공급망(34.52%), RISE 2차전지TOP10(34.44%), KODEX 2차전지산(32.56%) 등이 일제히 30% 이상 급등했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 주가가 84% 이상 오르며 ETF 수익률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 점이 결정적이었다.
증권가 관계자는 “에코프로 그룹의 급등이 ETF 성과를 왜곡시키며 단기 과열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를 ‘지속적 랠리’보다는 단기 반등 국면으로 본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차전지 업종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 호조로 캐즘(Chasm) 우려가 완화된 데다, 북미 ESS 시장 성장 기대가 더해지며 급등했다”며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강세를 보였고, 두산은 실적 개선과 루빈 퀄 통과 기대감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확대 기대에 비해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직접 수혜는 제한적”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확장하겠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내년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4분기 이후에는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AI·ESS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업황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ESS 수요가 음극재 등으로 확산되더라도, 전체 배터리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전기차 부문 둔화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2차전지 업종에 대해 ‘중립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유럽 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고 ESS 부문도 꾸준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2025년 4분기부터 미국의 전기차(EV) 보조금 폐지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독일은 2023년 말 보조금 폐지 이후 2024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6% 감소한 바 있다”며 “또 오는 11월 3일 LG화학이 PRS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약 2조원어치를 처분할 예정이어서, 11월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4분기 미국 전기차 수요와 PRS에 따른 수급 리스크를 확인한 뒤, 유럽 시장 회복과 ESS 판매 확대 기대감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레이, 유럽시장 공략 속도…"프랑스 법인 쇼륨 오프닝 행사 성료"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
지젤·닝닝, 화보 같은 투샷...시크美 장착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단독]개미만 모르는 위험신호...국민연금, LG화학에 비공개 경고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단독]개미만 모르는 위험신호...국민연금, LG화학에 비공개 경고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큐리언트가 기술수출한 ‘텔라세벡’, 부룰리궤양 임상서 환자 전원 완치 확인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