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대전환의 시대 K기업이 사는 길]②
2022년 ‘챗GPT’ 등장 후 전 세계에 불어닥친 AI 열풍
LG·퓨리오사AI 등 자체 기술로 글로벌 리더 도전
급성장 가운데서도 투자 유지 어려움은 한계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최근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최우선 순위로 꼽는 사업 중 하나는 단연 인공지능(AI) 도입이다. 지난 2022년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AI가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AI를 잘 활용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생성형 AI란 텍스트·오디오·이미지 또는 동영상 형태의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설계된 AI 모델을 말한다. 생성형 AI 기술로 탄생한 챗GPT는 14년 주기로 찾아온 ‘세상을 바꾼 발명품’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 보급 ▲1995년 인터넷 안착 ▲2009년 스마트폰 대중화로 사회 전반이 달라진 것과 비슷한 정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견해다.
실제 챗GPT 등장 후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챗GPT를 통해 생성형 AI의 파급력을 확인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신규 서비스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는 물론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자체 모델 도입 및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나서
국내 기업들도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가 하면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업을 통해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는 LG AI연구원이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EXAONE)을 개발했다. 최신 모델인 엑사원 3.5는 전문 산업 분야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도록 경량화 및 최적화 기술 연구에 집중해서 만든 모델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강화했다. 특히 엑사원 3.5는 최근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작성한 ‘2025 AI 인덱스’ 보고서에서 국내 유일 주목할만한 AI 모델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국내 첫 추론형 AI 모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공개하기도 했다. 추론형 AI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 생성형 AI와 달리 스스로 정보를 조합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한층 고도화된 AI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도 최근 AI 서비스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시작했다. 카나나는 개인 및 그룹방에서 이용자를 돕는 ‘AI 메이트’로 기획됐다. 이용자가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의 맥락을 파악해 그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만을 통해 기능을 수행했다면, 카나나는 그룹 대화에서도 작동함으로써 관계 형성과 강화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AI메이트의 이용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개인화 수준 역시 한층 고도화된다. 카카오는 카나나 외에도 올해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대표 통신사 중 하나인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다. KT의 목표는 한국형 AI를 완성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협력한 KT와 MS는 한국형 AI를 오는 2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내 기업들 역시 AI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기업이 올해 IT 예산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생성형 AI에 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따르면 국내 기업 54%는 IT 분야 투자처 중 생성형 AI 분야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전통적 IT 지출 항목인 보안·컴퓨팅 등을 최우선 투자처로 꼽은 기업은 각각 20%, 17%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금융·ICT·제조·유통 등 산업 분야에 걸쳐 IT 의사결정권자 4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생성형 AI 도구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기존 워크플로우(업무 흐름)에 원활히 통합되는지 여부가 66%로 가장 많았다. AI 전문 인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생성형 AI 관련 직무 채용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96%에 달했다. 국내 기업 63%는 생성형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CAIO)를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89%는 내년까지 CAIO를 신설할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설계 단계에서는 퓨리오사AI가 국내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퓨리오사 AI는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출신인 백준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2021년 1세대 AI 반도체인 '워보이'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8월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를 통해 차세대 제품인 '레니게이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메타가 퓨리오사AI에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했던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메타는 퓨리오사AI에 약 1조 2000억 원을 제시하며 인수를 제안했지만, 백 대표는 이를 거절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장기적 성장을 선택했다.

국내 AI 산업 급성장…투자유지 어려움·사업화 불확실성 걱정도
AI 기술 발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국내 AI 기업 2517개를 전수조사한 ‘2024 인공지능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AI 산업 매출액은 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AI 산업 매출액은 2022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1년 2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AI산업 매출액은 2022년 4조3000억원으로 72%나 증가했다. 2023년에는 30%, 이듬해에는 12.5%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거듭했다.
사업 분야별 AI 매출액은 ‘AI 응용 소프트웨어’가 2조66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해당 분야에는 챗봇, 제조·생산 자동화 시스템 등 실무 적용 솔루션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AI 구축 관리 및 관련 정보 서비스’(컨설팅·클라우드 컴퓨팅 등) 1조8700억원, ‘AI 시스템 소프트웨어’(머신러닝 플랫폼, AI 추론 엔진 등) 1조4600억원, ‘AI 연산처리 부품 및 장치’(신경망처리장치·NPU 등) 3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도 많다. AI 사업 운영상 느끼는 애로사항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투자 유치’(4.21점)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기술 개발·사업화의 불확실성’(3.77점) ‘기술 교류와 협업의 어려움’(3.65점) ‘국내 시장의 협소성’(3.61점) ‘데이터 확보 및 품질 문제’(3.59점) ‘AI 인력 부족’(3.58점) ‘과도한 규제’(3.53점) ‘AI 인프라 부족’(3.49점)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 AI 기업들은 ▲사업운영·연구개발·인력운영·기술개발을 위한 기초 자금 부족 ▲실무 투입 가능한 전문 인력 확보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채용 문제 ▲인공지능 개발 투자 대비 수익성, 수익화 전략(모델) 부족 등의 애로를 호소했다.
AI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전 트렌드가 빨라서 이를 따라가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할 만한 인력, 기술확보 및 리소스 충원이 어렵다”며 “고품질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데이터 종류와 양이 제한적인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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