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자회사인 하만이 비주력 사업을 인도 IT(정보기술)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다. 헤드폰과 무선이어폰 점유율을 높여온 하만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반으로 포터블 오디오 분야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전장과 오디오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하 하만)이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전환솔루션(DTS: Digital Transformation Solutions)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지난 21일 오후 밝혔다. 인도 IT 서비스 기업 '위프로(Wipro)'에 매각한다. 인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연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위프로가 하만의 DTS 사업부를 3억7500만달러(약 520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위프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엔지니어링(공학)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M&A(인수합병) 계약에 따라 하만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18개 거점, 5600여 명의 인력을 위프로에 인도한다.

하만은 비주력 사업인 DTS 사업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인 오디오·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위프로 합류는 DTS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주요 산업 고객사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회사인 하만의 지분 100%를 80억 달러(당시 약 9조원)에 인수했다. 이 계약으로 하만뿐 아니라 100여개 계열사도 모두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됐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첫해인 2017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6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만은 JBL, 하만 카돈, AKG, 인피니티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반으로 지난해 포터블 오디오 분야에서 6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인수에 적극적이다. 2015년 뱅앤올룹슨의 카오디오 사업, 2017년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아캄, 2023년 음악 재생 플랫폼 룬, 2024년 바워스앤윌킨스(B&W)와 함께 데논, 마란츠 등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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