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李 ‘국민 용돈’에 내수 살아나나…유통업계, 희비 교차 [14조 소비쿠폰 풀린다]①
- 인당 최대 55만원…사용처 제한에 기대·실망 갈려
‘최대 수혜주’ 편의점, 소비쿠폰 약 5% 유입 예상

지난 7월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회복을 목표로 두 차례에 걸쳐 국민 1인당 최대 55만원의 소비쿠폰을 나눠줄 예정이다.
7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1차 신청을 받아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45만원씩 지급한다. 2차 지급은 9월 22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 이뤄진다. 건강보험료를 활용한 소득 선별 과정을 거쳐 국민 90%에게 10만원을 추가로 준다.
소비쿠폰은 ‘소상공인 지원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 따라 전통시장과 편의점(가맹점), 식당 등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대형마트와 SSM, 백화점·면세점,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에서는 쓸 수 없다. 유흥·사행업종, 환금성 업종 등에서도 이용이 제한된다.

3분기 소매 경기 전망 4년 만에 ‘최고’
사용처에 포함된 유통업체는 소비쿠폰이 내수 부진에 따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거라고 기대한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에도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 식료품 등 필수재와 의류 등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등 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RBSI가 102포인트(p)로 집계됐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106p였던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기준치(100)를 웃돌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 75p와 비교해도 27p나 급등했다. RBSI가 100p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승세, 금리 인하 기대감 등과 함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소비쿠폰 지급 등 소비 진작책이 여름 휴가철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태별로는 희비가 교차했다. 편의점(108p)과 온라인쇼핑(105p)은 나란히 기준치를 웃돌았다.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기준치인 100p를 나타냈다. 대형마트는 89p로 유일하게 기준치를 밑돌았다.
편의점은 경기전망지수가 2분기 71p보다 37p나 오르며 가장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여름 휴가철 유동 인구 증가에 따라 음료, 간편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영향이다. 소액 결제가 많고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으로 소비쿠폰 사용 가능성이 커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거라고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대형마트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온라인 채널, 슈퍼마켓과의 가격 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재난지원금 지급 때 크게 수혜를 입은 편의점 업계는 이번에도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며 손님맞이로 분주한 모습이다.
GS25는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축산물 관련 수요가 급증했던 점에 주목해 ▲실속형 한우 ▲갈비 세트 ▲장어 등을 대형마트와 비슷한 가격대의 기획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카드사와 연계해 생필품·필수 먹거리 등을 구매할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가전·신선·생필품 등의 카탈로그 기획전도 실시한다.
CU는 빵, 라면, 커피 등 식음료와 여름철 수요가 많은 주류, 아이스크림 등을 중심으로 추가 증정 및 할인 행사를 기획했다. 세븐일레븐은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민생회복 초특가전’을 준비 중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쿠폰 사용액의 약 5%가 편의점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기존 점포의 매출 회복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패션그룹형지, 세정, 신원 등 대리점 중심의 토종 패션 브랜드도 매출 반등을 기대한다. 형지는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를 비롯해 까스텔바작·에스콰이아 등 전국에 약 1500개 대리점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되자 형지의 매출은 전월 대비 90% 이상 성장했다. 재난지원금이 선별지급됐던 같은 해 9월에도 매출이 한 달 전보다 80% 늘었다.

대형마트·SSM·백화점·배달 앱 등 울상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와 SSM, 백화점 등은 웃지 못하는 모양새다. 사용처 제한에 따른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홈플러스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던 당시 매출이 최고 20%까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 네이버쇼핑 등도 마찬가지다. 소비쿠폰 이용이 가능한 채널 자체에서 제외되면서 직접적인 매출 반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원칙적으로 소비쿠폰을 쓸 수 없지만, 가맹점이 자체 단말기를 이용해 ‘만나서 결제’ 방식으로 대면 결제를 할 경우 사용이 가능하다.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있는 배달의민족은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자체 결제 시스템이 없는 쿠팡이츠나 네이버 주문은 불가능하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운영 형태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교촌치킨, 맘스터치, 파리바게뜨, 롯데리아 등 가맹점 중심의 식음료(F&B) 브랜드에서는 대부분 소비쿠폰을 쓸 수 있다.
다이소는 약 1500개 점포 중 30%가 가맹점으로, 일부 점포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올리브영도 전체 중 16%에 해당하는 가맹점 221개에서, 맥도날드는 가맹점 55곳(13%)에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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